어제(2024. 04. 15)에 대한 단상. "메시지는 무엇일까?"

2024. 4. 16. 18:38Daily log

  • 멀리 사는 사람이 일찍 온다. 때론 안 그렇다
  • 사림들이 미웠다. 최대 다수의 최대 불행

바로 어제 일이다. 1시간 30분의 출근 소요 시간을 가졌기에 일찍 나서게 된다. 거기엔 만약을 대비한 여유시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한두 번 탈걸 놓쳤다고 해서 당황할 일이 없다. 거기다 유연근무제로 인해 9시가 아닌 10시까지의 출근 시간도 보장되어 있으므로 정말 긴장감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 역사 방송이 있기 전까진.
의왕역에서 발생한 사상 사고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된다는 방송이었고, 최대 1시간 40분 가량 시간이 남아서 잠시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얼마 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방송이 들려왔다. 정보 획득을 위한 본 실시간 지하철 위치 조회 앱에서는 의왕역을 떠나 올라오는 지하철이 있었기에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건 잘못된 판단 이었다. 결과적으로 딱 1대의 지하철이 오기는 했으나 초만원인 상태였기에 탑승할 수 없었고, 결국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제법 봄비가 오는 월요일 출근길, 수도권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도로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거나 거기서 거기인 상황. 시간은 흘렀고, 도착 시간은 10시 초읽기에서 밀려 마침내 지각 확정.
별별 교통수단과 경로를 떠올리느라 바빴던 마음은, 자연스레 그 원흉을 찾게 되었다. 지방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모든 지하철에는 99.9%라고 해도 좋을 만큼 승강장 안전문(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적인 이용객이라면 틈 사이로 발이 빠지지 않는 한 다칠 수도 없다. 그런데 원인은 사상 사고. 아니 사망사고였다.
떠오른 생각은 왜 출근 시간에 그랬을까?
최소한으로는 지하철 운전수에게 트라우마를, 최대한으로는 해당 출근길의 모두에게 불편을 주는 일. 즉, 최대 다수의 최대 불행을 끼얹는 일이다.
일주일의 시작을 방해받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반대입장이 되어보면, 그 자살자가 주는 메시지는 아마 "사림들이 밉다. 내가 얼마만큼 미움을 품고 있었는지 증명해 보이겠다"일 것이다.
이외수는 감성 사전에서 자살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자신의 목숨이 자기 소유임을 만천하에. 행동으로 명확히 증명해 보이는 일. 피조물로서의 경거망동". 한 생명을 걸고 한 메시지는 더 많은 내용이 있을 테지만, 뉴스에서도 더 이상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서로 웃음 짓던 행복한 시기가 있음을 각인 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뒤덮은 슬픔, 미움의 크기는 사실 잘 가늠이 안된다.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보유하던 부탄도 개발과 부라는 물결에서 변화가 있었고, 결국 남이 더 좋은걸 가진 걸 알게 되면 가만 놔둘 수 없게 만드는 성공과 행복의 기준에서 벗어나고 싶어진다. 아마 개인마다 다를 거라는 핑계로 나 역시 방법은 찾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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