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 미리
미리라는 단어에는 두 개의 숨겨진 단어가 있다. '챙겨두다'와 '쌓아두다' 앞을 내다보고 대비하다. 의 좋은 쪽이 챙겨두다 이고, 앞을 염려하고 고민하다. 의 나쁜 쪽이 스스로 가야 할 길에 돌을 쌓아두는 것이다. 이렇게 미리의 어감에는 선견지명의 현명함과 고민의 진통이 같이 붙어있다.복잡한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들어오는 정보를 탁탁 재단할 수 있는 능력과 미뤄놓고 적당할 때 쓰겠지 하고 수집해 놓는 습성이 같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리 쌓이는 양을 정리해주지 않으면 유효기간 지난 아쉬움과 돌인지 옥석인지 구분하는 능력만 더 미덥지 못하게 된다.
2019.12.15